[칼럼] 물약이 효과가 더 좋다? 약 제형과 복용법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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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물약으로 주세요", "알약은 못 삼켜요"라고 요청하는 환자들이 있다. 물약이 알약보다 효과가 좋다고 믿거나, 흡수가 빠르다는 이유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형에 따른 효과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복용법과 보관법이다. 약의 제형이 달라도 약효는 동일하며, 각 제형은 환자의 편의성과 약물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것이다.
물약과 알약, 약효는 동일하다
약의 제형에 따른 효과를 연구한 대부분의 임상시험에서 액체와 정제형 알약 사이의 약효 차이는 없었다.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흡수 속도다. 물약은 이미 성분이 녹아 있어 위에서 빨리 흡수되는 반면, 알약은 몸에 흡수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물약이 더 약효가 좋다고 느끼는 이유는 효능의 차이보다 흡수가 빨라 효과도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물약도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이나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복용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속쓰림에 쓰이는 제산제 현탁액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고 위산 농도를 낮춰 소화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물약은 알약보다 순하다는 인식 때문에 더 쉽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하며 1~2주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제형별 복용법과 보관법
약의 제형이 다양한 이유는 약효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다. 알약, 물약, 가루약, 캡슐 등 각기 다른 형태는 약물이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약효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또한 복용 대상자의 연령이나 국가의 기후에 따라서도 제형이 달라질 수 있다.
알약은 가능한 원래의 용기나 포장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블리스터(PTP) 포장은 알약을 하나씩 밀봉해 습기와 열을 차단하며, 알루미늄 재질은 차광 효과도 있다. 미리 개봉하면 보호 효과가 떨어지므로 복용 직전에 여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약을 소분해야 한다면 원래 용기와 같은 재질의 용기를 사용해 변질을 막아야 한다. 의약품에 명시된 사용기한은 개봉 전 포장 상태 기준이므로 개봉 후에는 더 짧아질 수 있다. 냉장고에 두면 사용기한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지만,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일부 약을 제외하면 오히려 급격한 온도 차에 의해 습기가 생겨 변질될 수 있다.
물약 역시 냉장 보관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시럽제는 실온 보관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성분의 해열 시럽제는 현탁액 형태로, 온도를 낮추면 입자의 용해도가 감소해 서로 뭉쳐 가라앉아 균일한 약효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항생제 시럽은 냉장 보관을 통해 약효 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클래리스로마이신이나 아지스로마이신 성분의 항생제 시럽은 냉장 보관하면 쓴맛이 강해져 실온에 보관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에 쓰는 인슐린 펜형 주사제는 미개봉 상태에서는 냉장 보관(2~8도)해야 하며, 개봉 후에는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는 한 실온에 보관해도 4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차가운 상태의 인슐린은 주사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사 15~30분 전 실온에 두는 것이 좋다.
복용 순서와 타이밍의 중요성
약물마다 최적의 흡수 조건과 기전이 다른 만큼 반드시 약사 지시에 따라 성분에 맞는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식후 30분에 드세요"라는 복약 지도는 약국에서 가장 흔히 듣는 말이다. 이는 약물이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음식물이 위벽을 보호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밥을 하루 세 번 꼬박 먹기 때문에 약 복용을 잊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식전에 먹으라는 약은 공복 상태에서 먹어야 효과를 제대로 내는 약이다. 밥을 먹고 약을 먹으면 위가 음식물 소화에 집중해 약의 성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효과가 줄어든다.
물약과 알약을 함께 먹을 때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제산제 현탁액은 위벽에 보호막을 형성하므로 알약을 먼저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해 위장관을 통과시킨 뒤 마지막에 물약을 마시는 것이 알약의 흡수율을 방해하지 않는다.
변비 치료제로 쓰이는 락툴로오스 농축액은 음식물과 섞이지 않도록 공복에 단독 복용해야 하며, 설사 치료제인 스멕타이트 현탁액도 다른 약 성분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 다른 약과 함께 먹을 때는 2시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처방 기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
처방받은 약을 며칠만 복용하고 증상이 나아졌다고 판단해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사가 충분한 기간을 두고 약을 처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10일간 복용해야 하는 항생제를 7일만 먹으면 세균 바이러스의 일부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내성을 가지게 된다.
약의 복용 주기는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인 반감기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반감기가 길면 약을 자주 먹지 않아도 되고, 반감기가 짧으면 자주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약마다 하루 3번, 2번, 일주일에 1번 등 복용 주기가 다른 것이다.
정량 복용이 중요한 경우
물약은 빠른 약효 발현이 필요한 급성 통증 환자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영유아, 연하곤란 환자에게 필요한 제제다. 하지만 정량 복용이 필수적인 만성질환자나 서방형 제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알약을 먹어야 한다.
현탁액은 복용 전 충분히 흔들지 않으면 입자의 농도가 달라질 수 있고, 덜어서 사용할 경우 계량에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정확한 용량이 필요한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은 액상으로 만들지 않는 이유다.
약의 크기, 색깔, 모양이 제각각 다른 것은 수백 개의 제약회사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약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약사와 환자 모두 약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가장 직관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약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수단이 아니라, 올바른 사용법을 지켜야만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의료 도구다. 제형의 차이에 집착하기보다는 복약 지도를 충실히 따르고, 처방받은 기간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물약으로 주세요", "알약은 못 삼켜요"라고 요청하는 환자들이 있다. 물약이 알약보다 효과가 좋다고 믿거나, 흡수가 빠르다는 이유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형에 따른 효과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복용법과 보관법이다. 약의 제형이 달라도 약효는 동일하며, 각 제형은 환자의 편의성과 약물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것이다.
물약과 알약, 약효는 동일하다
약의 제형에 따른 효과를 연구한 대부분의 임상시험에서 액체와 정제형 알약 사이의 약효 차이는 없었다.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흡수 속도다. 물약은 이미 성분이 녹아 있어 위에서 빨리 흡수되는 반면, 알약은 몸에 흡수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물약이 더 약효가 좋다고 느끼는 이유는 효능의 차이보다 흡수가 빨라 효과도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물약도 장기간 복용하면 부작용이나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복용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속쓰림에 쓰이는 제산제 현탁액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고 위산 농도를 낮춰 소화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물약은 알약보다 순하다는 인식 때문에 더 쉽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하며 1~2주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제형별 복용법과 보관법
약의 제형이 다양한 이유는 약효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다. 알약, 물약, 가루약, 캡슐 등 각기 다른 형태는 약물이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약효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또한 복용 대상자의 연령이나 국가의 기후에 따라서도 제형이 달라질 수 있다.
알약은 가능한 원래의 용기나 포장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블리스터(PTP) 포장은 알약을 하나씩 밀봉해 습기와 열을 차단하며, 알루미늄 재질은 차광 효과도 있다. 미리 개봉하면 보호 효과가 떨어지므로 복용 직전에 여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약을 소분해야 한다면 원래 용기와 같은 재질의 용기를 사용해 변질을 막아야 한다. 의약품에 명시된 사용기한은 개봉 전 포장 상태 기준이므로 개봉 후에는 더 짧아질 수 있다. 냉장고에 두면 사용기한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지만,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일부 약을 제외하면 오히려 급격한 온도 차에 의해 습기가 생겨 변질될 수 있다.
물약 역시 냉장 보관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시럽제는 실온 보관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성분의 해열 시럽제는 현탁액 형태로, 온도를 낮추면 입자의 용해도가 감소해 서로 뭉쳐 가라앉아 균일한 약효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항생제 시럽은 냉장 보관을 통해 약효 감소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클래리스로마이신이나 아지스로마이신 성분의 항생제 시럽은 냉장 보관하면 쓴맛이 강해져 실온에 보관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에 쓰는 인슐린 펜형 주사제는 미개봉 상태에서는 냉장 보관(2~8도)해야 하며, 개봉 후에는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는 한 실온에 보관해도 4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차가운 상태의 인슐린은 주사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사 15~30분 전 실온에 두는 것이 좋다.
복용 순서와 타이밍의 중요성
약물마다 최적의 흡수 조건과 기전이 다른 만큼 반드시 약사 지시에 따라 성분에 맞는 복용법을 지켜야 한다.
"식후 30분에 드세요"라는 복약 지도는 약국에서 가장 흔히 듣는 말이다. 이는 약물이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음식물이 위벽을 보호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밥을 하루 세 번 꼬박 먹기 때문에 약 복용을 잊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식전에 먹으라는 약은 공복 상태에서 먹어야 효과를 제대로 내는 약이다. 밥을 먹고 약을 먹으면 위가 음식물 소화에 집중해 약의 성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효과가 줄어든다.
물약과 알약을 함께 먹을 때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제산제 현탁액은 위벽에 보호막을 형성하므로 알약을 먼저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해 위장관을 통과시킨 뒤 마지막에 물약을 마시는 것이 알약의 흡수율을 방해하지 않는다.
변비 치료제로 쓰이는 락툴로오스 농축액은 음식물과 섞이지 않도록 공복에 단독 복용해야 하며, 설사 치료제인 스멕타이트 현탁액도 다른 약 성분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 다른 약과 함께 먹을 때는 2시간 이상 간격을 둬야 한다.
처방 기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
처방받은 약을 며칠만 복용하고 증상이 나아졌다고 판단해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사가 충분한 기간을 두고 약을 처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10일간 복용해야 하는 항생제를 7일만 먹으면 세균 바이러스의 일부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내성을 가지게 된다.
약의 복용 주기는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인 반감기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반감기가 길면 약을 자주 먹지 않아도 되고, 반감기가 짧으면 자주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약마다 하루 3번, 2번, 일주일에 1번 등 복용 주기가 다른 것이다.
정량 복용이 중요한 경우
물약은 빠른 약효 발현이 필요한 급성 통증 환자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영유아, 연하곤란 환자에게 필요한 제제다. 하지만 정량 복용이 필수적인 만성질환자나 서방형 제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알약을 먹어야 한다.
현탁액은 복용 전 충분히 흔들지 않으면 입자의 농도가 달라질 수 있고, 덜어서 사용할 경우 계량에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정확한 용량이 필요한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은 액상으로 만들지 않는 이유다.
약의 크기, 색깔, 모양이 제각각 다른 것은 수백 개의 제약회사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약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약사와 환자 모두 약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가장 직관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약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수단이 아니라, 올바른 사용법을 지켜야만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의료 도구다. 제형의 차이에 집착하기보다는 복약 지도를 충실히 따르고, 처방받은 기간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